몰카·불륜 포착에 최첨단 도청·촬영 장비 '난무'
해외에 개설된 도청장비 판매사이트에서 구입한 첨단 카메라 등으로 여직원들의 화장실을 몰래 촬영하거나 남편의 불륜 현장을 포착해온 구매자와 판매자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봉제공장을 운영하는 김모씨(37)는 지난해 4월 한 도청장비 판매 사이트에서 초소형 무선 칼라송수신기 한대를 구입했다.
가로 세로가 모두 1.2 센티미터에 불과한 세계 최소형 첨단 도청장비였다.
김씨는 처음에는 직원들의 근무 형태를 감시하기 위해 이 장비를 작업장에 설치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7월에는 여직원 화장실 천장에도 몰래 설치해 여러차례 촬영했다.
김모 여인(40)은 별거 중인 남편과 이혼을 하기 위해 몰래 카메라를 구입한 뒤 남편 집에 설치하고 은밀한 외도 장면을 찍었다.
세계 최소형 칼라 송수신기 화장실 등에 설치…인터넷 통해 남편 위치 실시간 파악 가능한 위치 추적기 등
첩보 영화에서 볼 수 있던 차량 위치추적 서비스도 등장했다.
인터넷 카페에 '차량 위치추적' 광고를 내온 황모씨(38)는 남편의 사생활을 탐지해달라는 한 여인의 의뢰를 받아 남편 승용차에 추적 장비를 설치했다.
남편의 위치는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파악됐다.
통신비밀보호법은 이같은 도청 장비의 제조와 판매, 유통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이들은 아무런 제약없이 인터넷을 통해 국제 우편 등으로 장비를 구입했다.
경찰은 "도청 장비의 경우 소형 전자제품으로 분류돼 세관에서 적발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공모씨(32) 등 도청장비 판매업자 2명을 구속하고 도청장비 판매 인터넷 사이트를 관리해온 김모씨(37)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외국에서 이 사이트를 개설한 재미교포 이모씨(50)를 추적하고 있으며, 구매자 8명을 불구속입건했다.
이와함께 다채널 무선 송수신기와 펜칼라 카메라, 차량위치추적기 등 첨단 도청장비 57점을 압수했다.
경찰은 도청공포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만큼 불안감 해소와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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